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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잘 되어야 한다!

아이언써클 2024. 2. 1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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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2024년 설날에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였다. 보통 설날에는 정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의외로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교체건이 크게 주목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는 개그맨, 연기자 등 방송인들까지 나서서 하고 있고 심지어 국민 청원에 까지 올랐다.

  그럼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감독을 교체하라고 하는 것인가? 여러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우리 축구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역대급으로 좋은 선수들로 구성되었다. 이 선수들을 데리고 감독은 별다른 전략이나 전술 없이 팀을 운영했다고 판단된다. 2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은 우리에게는 치욕의 경기였다. 요르단에게 02로 크게 진 것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분노했다.

 

  사우디와의 16, 호주와의 8강에서의 극적인 승부를 보며 우리는 크게 환호했다. 4강전에서도 요르단에 맞서 최고의 승부를 펼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도 무기력한 패배를 경험했다. 이후에 한국 축구의 수장인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건이 도마위에 오르게 되었다. 나 또한 클린스만 감독의 색깔 없는 축구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싶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한국 축구의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감독을 교체한다고 해서 한국 축구는 바뀔 수 없다.

Ⓒ경향신문

 

 

  한국 축구가 바뀌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두 가지를 신경써야 한다. 첫째, 기본으로 돌아 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시안컵이 시작될 즈음에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의 인터뷰는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2024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현재 한국은 우승할 준비가 안되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우승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전체적 실력이나 축구에 대한 투자 부족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많이 부족하기에 기본적인 체제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우승할 수 없거나, 심지어 우승하더라도 한국 축구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파격적인(?) 인터뷰를 했다. 그가 비교한 일본은 2000년대 이후 여섯 차례의 아시안컵에서 세 차례나 정상에 오르고, 한 차례는 준우승을 했다. 우리 축구의 기본적 체제를 정비하기 위해서는 어린 선수들에게 승패에 집중하기보다는 기본기를 닦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결국 손감독이 말했듯이 선수로서의 기본 역량을 강화할 때에 그들이 모여서 최고의 팀을 구성할 수 있다.

 

  둘째는 감독이 자기만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색깔을 통해 리더십이 형성되며, 축구 경기에서의 전략과 전술이 결정된다. 전략과 전술 없이는 우리 축구 팀이 언제든지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게 당한 것처럼 실패할 위험이 있다. 우리 축구 대표팀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이를 한 문장으로 규정해야 한다. 공격 중심이든, 빌드업 축구든, 명확한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20191월의 2019 아시안컵 대회는 파울로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맡은 지 네 달 만에 치른 메이저 대회였다. 벤투 감독은 8강에 그쳤고, 이후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철학이 있었기에 자신 만만 했다. 그의 철학은 바로 빌드업 축구였다. 과거 한국 축구는 수비 후 역습하는 전술을 많이 썼지만, 벤투 감독은 우리 진영에서 부터 패스를 주로 하며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전진 축구를 구축했다. 이 빌드업 축구는 한국 축구를 4년 동안 탄탄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그는 2022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공 점유율을 무려 48.7%까지 끌어올렸다. 벤투 감독은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과의 유대 관계를 잘 형성하는 감독으로도 변모했다. 그는 서번트 리더십을 통해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본다. 예를 들어, 파주 훈련장에서 사비로 선수들에게 커피와 차를 대접하거나, 선수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이러한 그의 리더십 스타일은 선수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연합뉴스

 

 국대 감독이란 자리는 단순히 선수에게 기술적인 측면이나 전술만을 요구하는 위치가 아니다. 그는 선수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선생님, 아버지, 심지어 친구로서의 역할까지 해주어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황금기를 이끈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리더십은 여러 가지 교훈을 준다. 그는 독선적인 스타일의 감독이었지만,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이 있었다.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에게 규율과 통제를 중시했다. 그는 선수들의 사생활 관리와 올바른 방향으로의 성장을 이끌었다.

 

  한국 축구는 잘 될 것이고, 잘 되어야만 한다.

 

  우리에게 축구 만큼 위안과 희망을 주는 것은 없으니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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