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기만 하면 엄마가 되는가?"
이 영화는 "낳기만 하면 엄마가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부모의 진정한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보살피는 관계가 더 의미 있는 가족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결론적으로, "어느 가족"은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을 넘어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관계를 제시하며, 현대 사회에서 '가족'이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작품 개요
-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 장르: 드라마
- 러닝타임: 121분
- 수상:
- 201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Palme d’Or) 수상
-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국제 장편 영화상 후보
- 2019년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수상
줄거리 개요
도쿄의 변두리, 좁고 허름한 집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 하지만 이들은 혈연으로 맺어진 진짜 가족이 아니다. 가장 오사무(릴리 프랭키)는 부인 노부요(안도 사쿠라), 할머니 하츠에(기키 기린), 젊은 여성 아키(마츠오카 마유), 소년 쇼타(죠 카이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이들은 생계를 위해 소매치기(만비키, 万引き) 를 하며 연명한다.
어느 겨울밤, 오사무와 쇼타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추위에 떨고 있는 어린 소녀 유리(사사키 미유)를 발견 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소녀의 몸에 난 학대 흔적을 보고, 가족은 그녀를 다시 돌려보내는 대신 함께 살기로 결정한다. 유리는 새로운 가족과 함께 따뜻한 사랑을 경험하고 행복을 찾아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가족이 가진 각자의 비밀과 사회적 위치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결국, 경찰과 복지 시스템이 개입하면서 가족은 해체되고, 각자의 길을 떠나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주요 메시지와 주제
1. 가족의 의미에 대한 재정의
《어느 가족》은 법적, 혈연적 관계가 가족을 정의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오사무 가족은 범죄를 저지르며 살아가지만, 서로를 아끼고 돌보며 사랑을 나눈다. 이에 반해, 유리를 학대했던 친부모는 법적으로는 보호자지만 실질적으로는 가족이라고 보기 어려운 존재다.
이 영화는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아닌 선택된 가족(Chosen Family) 을 보여주면서, 우리 사회에서 가족의 정의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2. 일본 사회의 빈곤 문제와 복지 시스템의 한계
영화 속 가족은 불법적인 방법(소매치기, 연금 착복 등)으로 살아가지만, 이는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사회가 그들을 보호하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상대적 빈곤율이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 노인, 어린이의 빈곤 문제가 심각하며, 정부의 복지 시스템은 이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국가 시스템이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학대받고 있던 유리를 발견한 오사무 가족이 그녀를 데려왔을 때, 이는 법적으로 유괴지만 실질적으로는 구조였다. 그러나 영화 속 일본 사회는 이 가족의 따뜻한 연대를 인정하기보다 법과 시스템을 앞세워 가족을 해체시킨다.
3. 도덕과 법,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
영화는 관객들에게 도덕과 법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도둑질을 하며 살아가는 오사무 가족은 과연 비난받아야 하는가?
- 법적으로는 올바르지만 유리를 학대한 친부모가 진짜 보호자인가?
이러한 질문을 통해 감독은 법과 도덕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인간의 존엄성과 연대가 더 중요한 가치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과 일본 사회의 반응
《어느 가족》은 2018년 칸 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중 첫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일본 영화계에서도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일본 국내에서는 논란이 있었다. 일본 보수 언론과 일부 정치인들은 영화가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빈곤, 학대, 범죄)을 과장했다며 비판했다. 특히, 당시 총리였던 아베 신조 내각의 관료들은 "이 영화가 일본을 부정적으로 묘사해 국제적으로 일본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많은 일본 관객들은 영화가 일본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었다며 호평을 보냈다. 특히, 빈곤층과 가정폭력 피해 아동 보호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린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일본 내 복지 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개혁 요구가 증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말과 여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쇼타는 시설로 보내지고, 노부요는 수감되며, 유리는 다시 학대하던 친부모의 품으로 돌아간다. 오사무는 홀로 남아 쇼타를 만나려 하지만, 쇼타는 그를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유리는 다시 발코니 난간에 서서 가족을 기다리지만, 그 누구도 오지 않는다.
이 장면은 많은 해석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법적으로 인정된 가족이 현실적으로는 유리를 보호하지 못하는 것을 상징하며, 사회가 구조적으로 약자를 보호하는 데 실패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왜 이 영화가 중요한가?
《어느 가족》은 단순한 가족 드라마가 아니다.
-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며, 혈연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 일본 사회의 빈곤과 복지 시스템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루며, 사회적 약자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 도덕과 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무엇이 진정한 정의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사회가 과연 '모두를 위한 곳'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가족과 사회의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하는 이 작품은 일본을 넘어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고,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한 수많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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