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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억 벌고 퇴사한 30대 파이어족, 그 후의 삶은?

아이언써클 2025. 3. 1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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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봤을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 된 한정수(32) 씨. 그는 2018년 신한카드에 입사해 일하다가,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주식과 코인 투자로 35억 원을 벌고 2021년 3월 퇴사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그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한 씨는 퇴사 후 명품 구두를 사고, 2000만 원짜리 라이카 카메라를 장만하며 마음껏 소비를 즐겼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딱 3일 가던데요." 그는 돈으로 얻는 행복이 휘발성이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만족감의 역치는 계속 높아지고, 결국 다시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돈을 단순한 물질적 교환 수단이 아니라, '시간을 살 수 있는 가치'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투자로 30년을 벌었다"거나 "실패할 기회를 몇 번 더 얻었다"고 말하는 식이다.

경제적 자유를 재정의하다

그는 최근 또 다른 30대 파이어족 강기태 씨와 함께 *'파이어드(Fired): 부의 해방일지'*를 출간했다. 책은 단순한 재테크 서적이 아니다. 돈을 많이 벌었지만 행복을 찾지 못한 파이어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씨는 말한다.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이 돈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생각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돈을 대하는 태도와 철학을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책을 썼습니다."

책에서 그는 경제적 자유를 '부를 좇되, 부에 종속되지 않는 삶'이라고 정의한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어 일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 아니라, 돈에 지배당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경제적 자유라는 의미다.

젊은 부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한 씨는 퇴사 후 놀고먹는 삶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드라마 제작사 '연두컴퍼니'를 설립하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꿈꿨던 영화나 드라마 연출을 직접 해 보기 위해서다.

그는 젊은 부자들 100여 명을 만나면서 흥미로운 공통점을 발견했다. "자산 30억 원 이상인 사람들로 구성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데, 회원 수는 현재 41명, 평균 나이 36세입니다. 이들의 총자산 가치는 3,800억 원 이상이죠. 그런데 신기한 건, 이들 대부분이 일을 한다는 겁니다. 평생 놀고먹어도 되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그가 만난 젊은 부자들은 대부분 일을 지속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돈을 많이 벌었다고 인생이 해피엔딩이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삶은 계속되니까요."

돈이 목표가 되면, 돈을 벌어도 불행하다

한 씨는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해치고 인간관계를 희생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파이어족이 되겠다고 돈에 집착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분들은 막상 돈을 벌고 나면 사기당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이 정도 돈이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왜 아니지?' 하고요."

결국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과정 자체가 행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는 책을 통해 이야기한다. "돈은 행복을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 수단에 지배당해버리면, 돈을 많이 벌어도 결국 불행해지는 거죠."

그가 강조하는 '진짜 경제적 자유'는 단순히 돈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다룰 줄 아는 삶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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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일보, 송옥진 기자, "35억 벌고 퇴사한 30대 파이어족 '명품으로 산 행복은 3일 가던데요?'",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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